[배우 인터뷰] 늘 보고 배우고 깨닫는 체홉 - 배우 김태근

연기는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


(2014년 8월 24일 일요일, 원문은 : 여기)

greenpig.dreamartplay.com/김태근/




배우로서 이번 공연에 대한 목표가 있나요? 혹은 시도해보려는 것이나 극복해 보려는 것들이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 있어요. 어떤 큰 상처를 받고 어떠한 목적에 의해서 - 그게 스스로를 벌하기 위해서든, 용서하기 위해서든, 인생의 목표를 찾기 위해서든 - 어떠한 이유로 사할린을 갔다 온 사람이 왜 다시 이 집에 왔냐는 거죠. 어떤 마음으로 왜 왔는지가 아직 풀리지 않은 지점이에요. 사할린을 간 것과 돌아와서 책을 쓰고 이런 부분들은 이해하겠어요.

 

이 집에 굳이 다시 올 이유가 없으면서도 마리라는 존재 때문에 왔고,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이 집에 머무르면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지점인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저한테 풀어야 할 큰 숙제죠.



무대에서 한 번도 퇴장하지 않고 계속 다른 인물들을 지켜보면서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그 어려움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해결하나요?


일반적으로 연극을 하면 두 인물이 무언가를 하다가 부딪히는데, 이 역할은 뭘 하질 않으니까 그게 배우로서 힘든 부분이에요. 마치 흡수하는 사람 같아요. 무대에서 연기 하다보면 나 되게 무시당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그런 부분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죠. 주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것을 이용해서 쌓아가는 역할인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명확하게 할거리가 정해지면 움직임의 명확해지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그런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더라구요.


 

 



지속해서 연기를 하게 되는 에너지는 어디서 얻나요?


저를 가르치시던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죠. 요새는 프로 배우라 누구한테 배울 기회가 별로 없는데, 현장에서 만나는 선후배들에게서 도움을 받아요.

 

다른 연습실에서 연습하다가 오현경 선생님을 우연히 뵈었는데, 굉장히 좋은 얘기를 해주시더라구요. “연기는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라고. 스타니슬랍스키도 연기에 대해 이론적으로 정립해서 한 게 아니라, 하다 보니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서 적은 게 아니겠냐 하시면서, 연기는 선후배가 하는 것을 보고 깨닫는 것 같다고.

 

요새 그런 거 많이 느껴요. 저 사람이 연습을 저렇게 하는구나. 그러면서 나와 비교하게 되고, 거기에서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게 되죠.

 


 


오현경 선생님께 질문하던 본인의 모습과 본인에게 질문하는 제자들의 모습에 공통점이 있나요?


오현경 선생님께서 연기하셨을 때는 지금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제 제자들만 봐도 얼마나 열심히 해야 이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 두 개가 다른 데, 내가 좋아한다고 하는 건 얼마든지 좋아할 수 있죠. 그런데 좋아하는 게 노력으로 가지 않으면 좋아하는 것으로 끝나니까, 그건 직업으로 삼을 수 없어요. 그 단계를 넘어가야 하는데. 대다수가 좋아는 해요. 그런데 열심히 안 해서 그렇지. 이 ‘열심히’라는 기준은 본인이 깨닫는 것 같아요. 내가 이정도로 열심히 할 수 있나?라고 할 수 있어야, 그게 정말 열심히 한 거죠.


사실 노력이 중요하죠. 저도 열심히 했지만, 요즘은 많이 지친 것 같아요.


 


 

배우 김태근


<공포>, <썸걸즈>, <템페스트>, <유쾌한 하녀 마리사>, <공포>, <말들의 무덤>, <14인 체홉>, <환상동화>, <사이코패스-푸른 수염이야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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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10.5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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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 좋은 것을 상상하는 능력 dreamart